"루즈벨트, 20세기 문턱에서 힘찬 기관차처럼 미국을 새롭게 이끌어"
강성학 고려대 명예교수가 미국의 제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의 리더십에 관한 신간을 펴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가장 사나이다운 대통령의 빛나는 리더십'에서 강 교수는 "루즈벨트는 자신의 젊은 날 자서전 제목처럼 '불굴의'(strenuous) 사나이였다"며 "그는 '사나이다움'(virtu 혹은 manliness)을 추구하고 또 몸소 실천한, 역사에 보기 드문 지도자였다. 한 세대 후에 영국에서 윈스턴 처칠이 등장할 때까지 그와 같이 사나이다운 민주주의적 정치 지도자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사나이다움이란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비르투(virtu)는 미덕(virtue)으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이것은 기독교적 의미에서 미덕과는 명백히 다른 것이라고 했다. 비르투는 라틴어의 비르투스(virtus)에서 유래했으므로, '남자'를 의미하는 비르(vir)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비르투는 남자다움, 진정한 남자, 즉 사나이에서 발견되는 성질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비르투의 뿌리는 아주 깊다. 고대 아테네의 정치적 이상에서 한나 아렌트에 이르는 공화정의 행동주의가 사나이다움과 군사적 영광에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사나이다움이란 자치(autonomy) 개념의 중심이 된다"고 했다. '자치'라는 말은 고대 그리스어로 '자아'나 '자신'을 의미하는 아우토(auto)와 '법, 규칙, 구속력 있는 관습, 생활방식'을 의미하는 노모스(nomos)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리하여 자치는 자기 자신의 원칙을 갖거나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것은 독립, 자제력, 자치정부, 그리고 자유를 의미한다.
루즈벨트는 태어나면서부터 병약한 천식 환자였다. 하지만 아버지의 충고를 받아들여 끊임없는 운동으로 자신을 생존할 수 있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나이다운 저돌성을 길렀다. 그는 권투를 했는데, 그것은 그가 주변 사람들과 부딪치게 만들었으며 경쟁을 사랑하게 만들었다. 그는 거친 서부로 가서 다른 카우보이들에게 인정받는 서부의 사나이가 됐다.
강 교수는 "루즈벨트는 우연히 대통령이 됐지만 미국을 명실 공히 강대국으로 인정받게 만들었다. 그는 20세기를 '미국의 세기'로 만드는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러시모어 바위산에 얼굴이 새겨진 20세기 유일한 대통령이다.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토마스 제퍼슨과 함께 미국인들의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로 바위산에 있다.
루즈벨트는 미국을 새롭게 만들었다. 1909년 백악관을 떠나고 1세기가 훨씬 지난 뒤에도 그의 힘, 지성, 카리스마는 여전히 회자된다. 그는 까마득한 후임 대통령들의 좋은 롤 모델이다. 기관차처럼 미국을 이끈, 사나이의 리더십을 보여준 영웅이었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루즈벨트는 미국의 역대 45명의 대통령들 중에서 가장 위대한 대통령 순위에서 최저 4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인들은 그의 진면목을 거의 알지 못한다"며 "이는 당시 국제정세에 대한 정밀한 분석 결과보다 감정에 치우친 민족주의적 분노와 지적 탐구의 태만이 함께 작동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루즈벨트가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한 영웅으로서 위대한 세계사적 정치 지도자였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20세기 문턱에서 힘찬 기관차처럼 미국을 새롭게 이끌었던 루즈벨트의 생애와 그의 정치적 리더십을 탐구한 것이다.
저자는 "루즈벨트는 모든 것을 단호하게 처리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미래에 대한 최고의 감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는 미국이 위대한 미래로 가는 데에 기관차 역할을 자임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 책은 가장 '사나이'답던 루즈벨트 대통령의 드라마 같은 생애와, 그의 기관차 같은 선도적 리더십이 언제, 왜, 어느 곳에서, 어떻게 발휘됐는지 보여준다. 아울러 그의 성공적 리더십 비결을 밝혀냈다.
강 교수는 "어쩌면 루즈벨트야말로 오늘날 마침내 명백하게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이 강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절실히 요구되는 정치 지도자의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